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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글에 썼던 것처럼 전 힙합음악과의 단절기를 거치다 최근에 다시 듣게 되었는데요
한 8~9년간의 기간 중 바뀐 것이 많았긴 했겠지만 제일 충격적인 것은 가사의 측면인 듯합니다 
사랑, 일상, 타인에 대한 판단, 인간관계, 사회비판과 이슈에 대한 자기 생각 등 화제가 엄청 다양해진 것도 느끼구요. 이 중에서 사랑, 사회비판의 측면에서 간단하게만 짚어보면
사실 예전에는 주류음악=사랑노래 로 정리되는 차원에서 랩퍼가 사랑노래를 한다고? 이런 병신 이런 분위기가 약간은 있었죠.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몇가지 짚자면, 전체 대중가요의 주제가 지나치게 천편일률적으로 사랑(특히 에로스적 사랑)만 외치고 있었다는 점, 그 가사들의 대개는 감정과잉에 파묻혀버리거나 개별성과 구체성 없이 보편성에 함몰되어있었다는 점 등입니다. 진짜 문제는 '사랑노래만 가득해서'가 아닌 '천박한 사랑노래만 많아서' 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요런 빈곤하기 그지없는 대중가요의 작법을 따라한 힙합MC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MC한새는 WACK 취급 되었는데 이것은 리스너들의 정말 적절한 판단이라고 봅니다.
곡 들어가서 가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은유, 상징 따위는 찾아볼 수 없으며 소재를 통한 이입이나 주변환경 묘사 등 청자를 몰입하게 하거나 몰입하지 않고 자신의 상황을 분석, 비평하게끔 하는 어떤 장치도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개별자인 화자도 사라지고 살아숨쉬는 일상의 진실도 사라지고, 결국 16살 중학생도 새벽 2시 정도면 느낄 수 있는 흔한 감성만이 남습니다. 대중가요를 답습했다고 하는게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죠. 심지어 요새로 따지자면 대중가요의 가사작법도 매우 발전하여 지금은 트로트에나 어울리는 문장들을 답습했을 뿐입니다. "여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나를", "내가 못난 남자야 너에게 아픔만 주고" 와 같은 가사들을 보시죠..^^
그 이후 버벌진트로 대표되는 MC들은 사랑이라는 주제에 위에서 언급한 여러 문학적 요소들을 과감하게 들여오면서 힙합에 어울리는 사랑노래(비단 에로스적 사랑에 국한하지 않더라도)가 탄생될 수 있었습니다. 힙합적 가사라는 것이 단순히 직설적 화법이라는 이미지에만 국한됐다면 제2, 제3의 MC한새만이 탄생했겠지만 여러 선구자들 덕분에 그렇지 않게 되었죠. 특히 버벌진트는 이런 점을 인터뷰를 통해 얘기하거나 그런 곡(favorite)을 만들거나 가사에서 메타비평을 제시("찌들은 가요 tv 쇼에 계속 나오는 그런 음악도 절대로 아닌. 달콤하고 씁쓸한, 젊음이 제대로 담긴")하면서 멋있게 풀어냈죠.  최근의 힙합 MC들이 여성에 대한 성애를 노래하는데 거리낌이 없게 되고 게다가 가사의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건 바로 이들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스웩에만 치중되는게 좀 아쉽긴 합니다. 성적묘사나 과감한 가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건 아닙니다. 스웨깅 하는 가사들마저도 힙합적인 부분이고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러나 여성을 다루는 자기의 태도가 그리 빈곤하고 소비적일 뿐이라면 그 빈곤함을 좀 감출 필요도 있지 않나?하는 생각은 들어요. ^^ 딱히 공격하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가사들이 지나치게 많이 들려서요..(여담이지만 성애를 다룬 여성 MC들의 노래도 보고 싶어요 진짜 거의 없습니다 ㅠㅠ)
다시 돌아와서, 힙합은 절대 사랑노래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지금 와서 보면 꼰대스럽고 유치한 생각이긴 합니다. 하지만 '힙합은 사랑노래 하면 안되냐'라는 단계와 더불어 '힙합은 사랑노래가 아니다!!'라는 그 유치한 단계가 존재했기 때문에 사랑을 다루고자 하는 MC들은 분명한 '다름'을 추구했고, 지금 MC들의 사랑노래가 멋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가사를 뱉고 즐기는 지금 세대는 바로 이 힙합꼰대들에게 빚을 진 셈이죠.  
원래 Cooler Than the Cool을 듣고 너무 감동해서 사회비판에 대한 부분도 짚을까 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써볼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별거 없구여
가짜와 진짜가 잘 걸러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의 음악적인 수준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깊은 관심과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이들을 관찰하지 않는 자의 눈에는 이 판은 다들 서로를 욕하는 개싸움판인 것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리스너에게 반지성적이라고 욕하는 것이 의미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봅니다. 진짜 문제는 워낙 많은 MC들이 타인에 대한 조롱과 부정이라는 안티테제를 통해 자신을 구축하다보니 진정한 옥석이 보존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스디스&팔로알토(사랑), 비프리(자유) 등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가려는 MC에게 무한한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죠 이제 그 시작이라고 느끼구요 그 텅 빈 공간을 채워나가는 것은 감상자의 몫이겠지요
부족하지만 제가 느낀 점을 써보았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에다|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COMMENT]

[COMMENT]여성|감사합니다~^^[/COMMENT]

[COMMENT]레오|흥미롭고 신선한 발상인것 같아요. ㅎㅎ 그런데[힙합은 사랑노래하면 안된다는 '억압적 관점'이 VJ같은 MC들로 하여금 Favorite 같은 곡을 만들게 했다]라는 주장을 세우는데 어떤 정황증거를 사용하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잘 못 찾겠더라구요. VJ같은 캐릭터는 '억압적 관점' 없이도 MC한새같은 스타일을 싫어했을것 같고, Favorite 같은 곡은 언젠가 나올 수밖에 없어보이기도 해서요.[/COMMENT]

[COMMENT]Gloria |댓글 감사합니다 글쎄요 버벌진트라는 사람이 아무리 천재적일지언정 특정한 문화나 영향을 초월할 수 있을까요? 심지어 '아 이거 지루하다. 새로운 거 없나 내가 해야겠다'라는 생각조차도 기존의 토대가 특정인의 의식을 규정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동의하지 못하시더라도 단순히 흐름을 짚은 글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요^^[/COMMENT]

[COMMENT]Hue|흠 다시 생각해봤는데 정곡을 찌르는 말씀이고 제가 억지 부린 거 같아요 버벌진트가 한건 누군가를 의식하고 창작하는 게 아니고 자기걸 내놓은 뒤 안티들을 공격하는 것이니.. 워낙 강한주장이나 옛날 주장이면 다 꼰대취급하는걸 싫어해서 그랬나봅니다. 다만 그런 꼰대적 주장이 없었다면 한새 슬리피 이런 분들이 득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지워지지는 않네요. 내일더 좋은하루 되시길~~[/COMMENT]

[COMMENT]Ingrid|존중해 주셔서 감사해요!역사란게 또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다 보니 재미있는 거겠죠. 글쓴분 주장처럼 어느 정도는 기여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해요.어찌됐든 간만에 국게에서 영양가 있는 글을 봐서 즐거웠습니다 ㅎㅎ[/COMMENT]

[COMMENT]풋내|Cooler thanthe cool즈음 부터4 the youth 후반부 트랙들은 다 가사 진짜 좋죠 근데 요즘 가사 보면 거의 다 flexin하는 자기 자랑 하는 내용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닌 곡도 많지만 트랩 사운드가 주를 이루면서 컨셔스한 가사? 그런 류의 가사가 더 줄어든거 같아요[/COMMENT]

[COMMENT]Ella|전 그런 가사들조차도 현학적인 가사들보다는 더욱 진실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그들의 삶에서는 그것이 가장 강렬하거나 멋진 거니까요. 본문에서 썼듯이 전 스웨깅 하는 가사들이 너무 넘쳐나서 별로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내용이 과연 진실한 것인지, 아니면 싸구려로 공장제품 찍어내듯이 찍어낸 뒤 파는 건지를 살펴야 한다고 생각해요%^^[/COMMENT]

[COMMENT]Olive|진실된 가사도 좋지만 전 헉피 one of them헉피 벌스 듣고 공감해서요 그런 가사 들 중에 특별하게 튀는 가사도 있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양산형같은 느낌을 많이 받아서요가사를 그냥 사운드적 장치로 쓰는거일수도 있지만 저는 가사가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서요[/COMMENT]

[COMMENT]Fella|공감합니다 !! 저도 굳이 말하자면 가사가 최우선이에요.^^ 머니스웩이나 여자자랑 가사가 많은 이유는 1)그게 현대사회 or 힙합씬에서 쿨한 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2)힙합MC들이 돈을 벌게 되고 그걸 거리낌없이 말해서겠죠. 전 이런 가사들이 꼭 필요하고 소중한 단계였다고 생각해요. 00년대 후반부터의 머니스웩 가사들로 인해서 많은 청소년들이 힙합문화에 빠져들고 그로 인해 재생산이 가능했다고 보는 입장에서요. 그러나 어떤 시대든간에 유통기한이라는 거는 있으니까. 흐름은 언제나 변화하고 그 방향은 위에 justice님 댓글처럼 어디로 갈지 모르죠. 그러니 컨셔스한 랩을 많이 듣고 싶으면, 소위 양산형 랩들을 까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컨셔스한 랩이 스웨깅이 되고 쿨한 태도가 될 수 있도록 MC들에게 많은 지지를 보내야겠지용^^[/COMMENT]

[COMMENT]Kerri|좋은 글 좋어용[/COMMENT]

[COMMENT]은혜로운|감사해요~^^[/COMMENT]

[COMMENT]Hannah 헤나|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밑에 부분 읽다가 생각나는 가사가 있어서 올려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가사입니다창조에의 무관심 혹은 단순한 무지배운 바보들 굳이 무식을 앞 다투지그를 지탱한 그 우월감의 출처그 노랫말과 영감의 주된 공급처그것은 Wack MC.누구도 본 적 없는 유령혹 잠재적 경쟁자에 대한 두려움Wack 없인 쓸 수 없었던 많은 글귀졸지에 꼴질 면한 두 번째 꼴지Wack이 절실했던 건 누구지 되레굳은 시신에서 이만 호흡기 뗄래. 이그니토 - 언더 MC들에게 고함 2 (Feat. Banishit Bang, DJ SQ) 중 Banishit Bang Verse[/COMMENT]

[COMMENT]나래|댓글과 좋은 소개 감사합니다..^^ 한편으론 또다른 Wack MC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라 흥미롭고, 제가 생각하는 '현학적 가사'의 대표주자가 이그니토라 또 흥미롭네요..^^[/COMMENT]

[COMMENT]로미오|점점 즉각적인 가사를 원하고 조금만 설명하려하면 지루하다고 피하ㅣ고있지요.가사뿐만 아니라 인터뷰와 행보까지도... 다들 쉽고 빨리 단순하게만 생각하고 재단하려 하지요.그런 트렌디함 자체는 저도 즐깁니다만... 좀 더 설명하고 말이 많은 래퍼들도 매력이 있는데 밀려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COMMENT]

[COMMENT]Brenda|그렇죠!! 설명해주지 않으면 또 이해가 어렵다고 기피하죠. 이거참 사회가 각박하다 보니 리스너들도 각박하죠~ 그속에서 돌이 진주로 둔갑할 수도, 진주들이 발굴되지 않을 수도.. ^^[/COMMENT]

[OGTITLE]한국힙합 가사가 발전했다고 생각하는 점 [/OG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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